‘알아차림’은 타고난 것일까?

코치로서 많은 사람을 만나다 보면 자주 떠오르는 질문이 있습니다.
“우리가 그토록 노력해서 얻으려 하는 **’알아차림’**은 원래부터 우리 안에 있는 걸까요,
아니면 후천적으로 길러야 하는 능력일까요?”
명상가나 코치만이 몸과 마음의 신호를 느끼고 지금-여기서 깨어있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이것은 모든 인간이 가진 기본 능력입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과학적 연구와 철학적 논의,
그리고 코칭 실천을 토대로 **’알아차림은 우리 존재의 본능적 요소’**라는 주장을 함께 살펴보려 합니다.
의식과 알아차림 – 기본 개념
현대 신경과학은 **의식(consciousness)**을 두 가지 요소로 나눕니다.
첫째는 ‘각성(wakefulness)’ – 정신이 깨어 있는 정도입니다.
둘째는 ‘알아차림(awareness)’ – 내부와 외부 세계를 인식하는 능력입니다.
PMC의 연구에 따르면, 알아차림은 다시 두 가지로 구분됩니다.
생각과 감정 같은 내면을 인식하는 **’자기-알아차림’**과 외부 자극을 인식하는 **’외부-알아차림’**입니다.
이 두 가지 알아차림과 각성이 함께 어우러져 의식을 만들어냅니다.
흥미로운 점은 일부 신경생리학자들이 알아차림을 의식보다 더 근본적인 상태로 봅니다.
이들은 알아차림을 **”비이중적이고 비국지적이며 늘 새롭고 상시적인 자각”**으로 정의합니다.
쉽게 말해, 알아차림은 항상 우리 안에 존재하지만 마음이 바쁠 때는 인식하지 못할 뿐입니다.
명상이나 휴식을 통해 습관적 생각을 내려놓으면, 우리는 다시 **”기본 상태”**로 돌아갑니다.
의식보다 더 깊은 층위의 알아차림이 항상 존재하며, 우리는 그것을 일시적으로 잊고 있을 뿐입니다.
알아차림의 진화적 뿌리와 생물학적 본능
진화적 관점에서 본 알아차림
알아차림은 인간만의 특별한 능력일까요?
Frontiers in Systems Neuroscience의 연구는 놀라운 사실을 밝혀냅니다.
인간에게서 측정된 의식과 알아차림의 뇌파 지표가 포유류와 조류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즉, 동물들도 자극을 자각할 수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알아차림과 의식은 자극 처리와 행동 생성이라는 기본적인 신경활동에 추가된 진화적 기능입니다.”
생존을 위해 자극을 빠르게 감지하고 적응적으로 반응하는 본능적 시스템이 먼저 있었고,
그 위에 ‘주의 깊은 알아차림’이라는 선택적 기능이 진화적으로 덧붙여진 것입니다.
신경심리학자 리크 한슨(Rick Hanson)은 이를 건물에 비유합니다.
“인간 뇌의 알아차림은 건물의 층처럼 수십억 년의 진화 과정에서 차곡차곡 쌓여 만들어졌습니다.”
원생동물부터 포유류, 영장류에 이르기까지 모든 동물이 자극을 지각하고 적응적으로 반응하는 능력,
즉 ‘원초적 알아차림’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애완견이 캔 따는 소리만 듣고 음식이 있을 것임을 알아차리는 것처럼,
많은 동물이 기본적인 환경 인식과 내부 상태 인식을 인간과 비슷한 방식으로 수행합니다.
이는 알아차림이 인류만의 특별한 기능이 아니라 다른 동물과 공유하는 기본 생물학적 성질임을 보여줍니다.
영유아 연구: 태어날 때부터 존재하는 몸-자기 의식
인간의 초기 발달 연구는 더욱 흥미롭습니다.
알아차림이 생애 초기에 이미 나타나는 본능적 능력임을 입증하기 때문입니다.
Frontiers Human Neuroscience의 연구는 **”프로토-자아(proto-self)”**를 소개합니다.
이것은 가장 오래된 세계와 자기 표상으로, 감각과 기본 감정을 통합하는 조직화된 기본 틀입니다.
신생아들의 행동을 관찰해보면:
- 기쁨, 분노, 혐오 등 복합적인 정서를 표현합니다
- 손과 입을 협응하는 자기관련 행동을 보입니다
- 손에 가해지는 외력에 맞서 손을 보려고 움직입니다
- 외부에서 뺨을 만질 때와 자기 손으로 만질 때의 반응을 구분합니다
이는 자신과 외부 세계를 구분하는 기본적인 몸-자기 의식이 태어날 때부터 존재함을 보여줍니다.
2023년 과학 보고서(Scientific Reports)의 영국 연구는 더 나아갑니다.
4개월 영아가 눈앞 화면에서 다가오는 물체와 촉각 자극을 연동시킬 때 뇌의 감각 영역 활동이 증가했습니다.
연구팀은 “아기들이 시각과 촉각을 통합해 가까운 공간을 인식하는 능력이 생후 몇 달 만에 나타나며,
이런 능력이 선천적일 수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더 나아가 **”자아감의 기초가 출생 시부터 존재할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알아차림은 언제나 여기 있다 – 명상과 코칭에서의 적용
항상 존재하지만 잊혀진 기본 상태
‘Consciousness, Awareness, and Presence’ 논문은 알아차림을 “항상 새롭고 상시적인 자기-알아차림”으로
묘사하며, 이것이 우리의 **기본 상태(default state)**라고 주장합니다.
비국지적 awareness는 늘 존재하지만 습관적 사고와 마음의 방황 때문에 자각되지 않을 뿐입니다.
명상과 마음챙김을 통해 우리는 다시 기본 상태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이 논문은 비국지적 awareness가 신피질 이전(subcortical) 회로에서 처리되는 자각-각성-존재의 상태이며,
그 위에 후천적 사고와 언어를 담당하는 의식이 얹힌다고 설명합니다.
이는 알아차림이 학습 이전에 이미 작동하는 본능적 시스템이라는 해석을 가능하게 합니다.
코치에게 주는 함의: 본능적 알아차림을 일깨우다
알아차림이 본능적이라고 해서 노력 없이 저절로 발현되는 것은 아닙니다. 일상적 생각과 감정에 휘둘릴 때
기본적인 알아차림 상태는 가려집니다.
코치는 클라이언트가 다시 자신의 본능적 awareness와 연결되도록 안전한 공간을 마련하고
질문으로 초대하는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이런 질문들을 통해서 말이죠.
- “지금 이 주제를 이야기할 때 몸에서는 어떤 감각이 드나요?”
→ 몸의 본능적 신호를 다시 인식하게 돕는 질문입니다. - “이 감각과 함께 떠오르는 생각이나 감정은 무엇인가요?”
→ 마음의 내용에 대한 알아차림을 촉진합니다. - “이 패턴이 익숙한 순간이 있었나요? 어떤 믿음이나 두려움이 자동으로 작동하고 있나요?”
→ 잠재의식의 프로그램을 비추어 봅니다.
이처럼 코칭은 새로운 지식을 주입하기보다 클라이언트가 원래 가지고 있는 본능적 알아차림을
회복하도록 돕는 과정입니다.
알아차림코칭센터의 비전인 “인류의 의식 혁명에 기여한다”는 결국 개개인이 자신의 내재된
의식 자원을 회복할 때 가능해집니다.
코치와 클라이언트를 위한 실천 가이드
본능적 알아차림을 일상에서 회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합니다.
1. 몸·감각 알아차리기
세션 전 2분간 몸 전체를 스캔하며 긴장과 이완을 느껴보세요. 세션 중에도 몸의 신호를 자주 물어보세요.
2. 마음챙김 호흡
호흡에 집중하며 떠오르는 생각을 알아차리되 집착하지 않습니다. 이는 기본적인 awareness 상태를
드러내는 효과적인 도구입니다.
3. 저널 쓰기
세션 후 짧게 몸, 마음, 잠재의식에서 관찰한 패턴을 기록하세요. 자신 안의 본능적 반응을
글로 남길 때 알아차림이 강화됩니다.
4. 자기-연민(Self-compassion)
알아차림 과정에서 드러나는 불편한 감정이나 자동 패턴을 판단하지 않고 따뜻하게 받아들이는
태도를 길러보세요.
본능적 알아차림을 위한 여정
과학은 분명히 보여줍니다. 인간과 동물은 기본적인 자극 인식과 자기-세계 구분 능력을
생득적으로 갖추고 있습니다.
영아는 태어나자마자 자신과 타인의 자극을 구별하고, 세계의 근접한 공간을 감지합니다.
이것은 우리가 태초부터 가진 ‘프로토-자아’의 표출입니다.
신경생리학은 이러한 비국지적 awareness가 우리의 기본 상태임을 제시하며,
그것은 명상과 코칭을 통해 재발견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따라서 **”알아차림은 우리 존재의 본능적 요소”**라는 말은 과장된 표현이 아닙니다.
코치로서 우리는 클라이언트의 내면에 이미 존재하는 이 본능적 자원을 일깨우는 촉진자입니다.
그리고 우리 스스로도 일상 속 작은 순간들 – 숨쉬기, 몸의 느낌, 잠시 멈춰 바라보기 – 에서
본능적 알아차림과 만날 때, 코칭이라는 여정은 한층 깊어질 것입니다.
미안해요.
용서해요.
사랑해요.
감사해요.
알아차림 마스터
김만수 MC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