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을 알아보는 사람 – 알아차림 코치

나는 오랫동안 사람들과 마주 앉아 이야기를 들어왔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상대방 안에서 무언가 반짝이는 게 보인다.
본인은 모르고 있는데, 나는 보인다. 나는 그걸 ‘씨앗’이라고 부른다.

코치의 일은 그 씨앗을 찾아주는 것이다. 물과 햇빛을 주어 싹이 트게 돕는 것이다.


강점은 찾아줘야 빛난다

사람마다 잘하는 게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정작 본인은 그게 대단한 줄 모른다.
당연히 해온 일이라서, 쉽게 되는 일이라서, 그냥 별거 아닌 줄 알고 있는 거다.

연구들은 한 가지를 반복해서 이야기한다.
자연스러운 강점에 집중하면 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동기와 자신감이 함께 올라간다고.

나도 현장에서 그 장면을 자주 본다. “아, 이게 저한테 강점이었어요?” 하는 표정. 그 순간 눈빛이 달라진다.

그래서 코치는 피코치자의 강점을 먼저 알아봐 준다. 말로 확인해 준다.
그리고 그 강점을 살릴 수 있는 경험을 함께 설계한다.
그림을 잘 그리는 분이라면 “색을 고르는 눈이 정말 좋으시네요”라고 말해주고,
그 감각을 살릴 수 있는 다음 한 걸음을 같이 찾는다.

칭찬이 아니라, 발견이다.


약점은 고쳐야 할 결함이 아니다

강점에 집중한다고 해서 약점을 외면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반대다.

나는 약점을 ‘밭의 돌멩이’라고 설명한다.
씨앗이 자라는 데 방해가 될 수 있지만,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인식하고, 다룰 줄 알아야 한다.

리더십 개발 연구에서도 같은 이야기를 한다.
코칭이 효과적인 이유는 상대가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탐색하고,
타인이 자신을 어떻게 보는지 이해하도록 돕기 때문이라고. 그 자기인식이 변화의 시작점이 된다.

내가 코칭 자리에서 하는 일 중 하나는 안전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약점을 꺼내놓아도 비난받지 않는 곳, 솔직해도 괜찮은 분위기. 그 안에서 사람들은 스스로도 몰랐던 두려움을 꺼낸다.
그리고 그걸 꺼내는 순간부터 달라지기 시작한다.

“발표가 너무 무서워요”라고 말한 분에게 나는 이렇게 묻는다.

“어떤 부분이 제일 어렵게 느껴지세요?” 고치라고 다그치는 게 아니라,
함께 들여다보는 거다. 그 따뜻한 질문 하나가 마음의 문을 연다.

지지받는다고 느끼는 순간, 자기신뢰가 올라간다. 연구가 증명하고, 현장이 증명한다.


말 한마디가 마음의 비료다

유소년 농구 코칭 연구에서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코치의 격려가 선수들의 즐거움을 높이고, 집중력과 기술 수행을 향상시켰다는 거다.

말 한마디의 힘이다.

“잘했어요”보다 “이 부분을 이렇게 하셨네요, 정말 좋았어요”가 더 깊이 닿는다.
결과보다 과정을, 완성보다 노력을 알아봐 주는 말이 회복탄력성을 키운다.

내가 자주 쓰는 방식이 있다.

작은 성취를 즉시 알아봐 주기. 큰 결과가 아니어도 된다. 오늘 한 걸음이 어제보다 나았다면, 그것을 콕 짚어 말해준다.

노력 자체에 감사 전하기. “와줘서 고마워요”, “용기 내서 말해줘서 고마워요.” 이런 말이 생각보다 큰 힘이 된다.

실수를 함께 해석하기. “이번에 뭘 배웠나요?” 이 질문 하나로 실패가 경험이 된다.

열린 질문으로 스스로 찾게 하기. 내가 답을 주는 것보다, 상대가 스스로 답을 찾을 때 그 답이 훨씬 오래간다.


네 걸음으로 시작해 보자

나는 현장에서 쓰는 간단한 네 걸음을 제안한다. 초등학생도 할 수 있을 만큼 쉽다.

멈추기. 먼저 관찰한다. 말투, 표정, 손짓에서 그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힘들어하는지 느껴본다.
급하게 말하지 않는다. 먼저 본다.

살펴보기. 대화 속에서 강점과 약점, 꿈과 두려움을 함께 찾는다.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즐거우세요?” 이런 질문이 출발점이 된다.

선택하기. 지금 이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칭찬인지, 질문인지, 작은 연습 과제인지 고른다.
모든 사람에게 같은 방식이 통하지는 않는다.

실행하고 되돌아보기. 바로 쓴다. 그리고 함께 돌아본다.
“어떠셨어요?” 이 한 마디로 코칭은 완성된다. 실행과 반성이 반복될수록 성장의 근육이 붙는다.


모두가 정원사가 될 수 있다

강점을 찾아 햇빛을 주고, 약점을 사랑으로 감싸줄 때 사람들은 자신도 몰랐던 꽃을 피운다.

코치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부모도, 선생님도, 친구도, 동료도 할 수 있다.

오늘, 주변 사람 한 명의 씨앗을 찾아보자. 그리고 말해주자. “나는 당신 안에서 이런 걸 봤어요”라고.

그 한마디가, 누군가의 삶을 바꾼다.


김만수 MCC 코치
알아차림코칭센터 대표